김해베트남선교교회 주일예배

우리의 하나님, 이주민의 하나님

히브리서 11장 8-10절, 13-16절

서론: 우리는 모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이주자입니다

사랑하는 김해베트남선교교회 성도 여러분, 오늘 이 자리에 함께 예배하는 한국과 베트남의 모든 성도님들을 주님의 이름으로 환영하고 축복합니다. (Xin chào mừng và chúc phước cho tất cả các thánh đồ Hàn Quốc và Việt Nam đang cùng nhau thờ phượng tại đây trong danh Chúa.)

오늘 우리는 ‘이주민의 하나님’이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나누려고 합니다. 여기 계신 베트남 성도님들은 고향을 떠나 이곳 한국 땅에 오셨습니다. 또한 한국 성도님들 중에도 고향을 떠나 이곳 김해에 살고 계신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이 땅을 떠나 영원한 하늘나라, 우리의 진짜 본향을 향해 걸어가는 영적인 이주자들입니다.

오늘 말씀이 한국어와 베트남어로 선포될 때, 성령께서 언어의 장벽을 넘어 우리 모두의 마음에 동일한 은혜와 위로, 그리고 새로운 힘을 부어주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본론: 당신의 발걸음을 인도하시는 하나님

1. 가장 위대한 이주자, 삼위일체 하나님

우리가 왜 하나님을 ‘이주민의 하나님’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그것은 바로 우리가 믿는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먼저 우리를 위해 ‘이주’하신 분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역사는 위대한 이주의 역사입니다.

  • 성부 하나님께서는 아무것도 없는 흑암 속으로 말씀과 함께 ‘이주’하여 오셔서 이 세상을 창조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영광이 텅 빈 공간으로 옮겨와 빛과 생명을 만드신 것입니다. 이것이 모든 창조의 시작이요, 첫 번째 이주였습니다.

  • 성자 예수님의 삶은 그 자체가 이주의 연속이었습니다. 예수님은 하늘의 영광스러운 보좌를 버리시고 낮고 천한 이 땅에 아기의 모습으로 ‘이주’해 오셨습니다. 이것이 바로 ‘성육신’입니다. 우리처럼 연약한 사람이 되셔서 우리의 모든 아픔과 외로움을 친히 겪으셨습니다. 그리고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후, 우리를 위해 영원한 집을 마련하시기 위해 하늘로 다시 ‘이주(승천)’하셨습니다. 그리고 약속하셨습니다. 우리를 데리러 다시 이 땅으로 ‘이주(재림)’하여 오시겠다고 말입니다. 예수님의 모든 발걸음은 우리를 향한 사랑의 이주였습니다.

  • 성령 하나님께서도 우리를 위해 이주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하늘로 올라가신 후, 성령님께서는 아버지와 아들로부터 보냄을 받아 우리 마음속에 ‘이주’하여 오셨습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 안에 살고 계십니다. 우리를 떠나지 않으시고, 우리의 모든 삶의 여정 속에서 우리를 지키시고 인도하시는 보혜사가 되어주십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저 멀리 하늘에 가만히 앉아 계신 분이 아닙니다. 우리를 너무나 사랑하셔서 친히 움직이시고, 우리에게 찾아오시고, 우리 안에 사시는 ‘이주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타향살이의 외로움과 고단함을 누구보다 잘 아십니다. 여러분의 마음을 가장 깊이 이해하시는 분이 바로 우리 하나님이십니다.

2. 하나님의 뜻 안에서, 행복한 이주를 시작하다

하나님을 떠난 인간의 첫 이주는 에덴에서 쫓겨나는 슬픈 이주였습니다. 그러나 우리를 찾아오시는 하나님의 이주는 우리에게 ‘행복한 이주’의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아브라함을 보십시오.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너의 고향을 떠나 내가 너에게 보여줄 땅으로 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아브라함은 자신을 부르신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믿었습니다. 자신을 위해 먼저 움직이시는 하나님, 약속을 반드시 지키시는 하나님을 믿었기에, 그는 순종하여 길을 떠날 수 있었습니다. 그의 삶은 낯설고 힘들었지만, 이주하시는 하나님이 늘 함께 하셨기 때문에 그의 이주는 ‘복된 이주’가 되었습니다.

혹시 여러분 중에 ‘나는 왜 이곳에 와 있을까?’ 고민하는 분이 계십니까? 여러분이 이곳 한국에 오신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아브라함의 걸음을 인도하신 하나님께서, 여러분의 삶에도 선한 계획을 가지고 이곳으로 인도하셨음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이주하시는 하나님과 함께할 때, 우리의 낯선 삶은 가장 복된 삶이 될 수 있습니다.

3. 광야 같은 삶, 그러나 가장 큰 은혜의 시간

이스라엘 백성들은 노예로 살던 이집트를 떠나 하나님이 약속하신 땅으로 가는 긴 이주를 했습니다. 그들이 지나간 ‘광야’는 덥고, 먹을 것도 마실 것도 없는 아주 힘든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바로 그 광야에서, 그들은 하나님을 가장 가깝게 만났습니다. 하나님은 하늘에서 만나를 내려 먹이시고, 구름기둥과 불기둥으로 그들의 갈 길을 친히 인도해주셨습니다.

우리가 사는 이국땅에서의 삶이 때로는 광야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외롭고, 힘들고, 앞날이 막막하게 보일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성도 여러분, 바로 그 광야 같은 순간이 우리 안에 거하시는 성령 하나님을 가장 깊이 만날 수 있는 최고의 은혜의 시간임을 기억하십시오. 나의 힘이 아닌 하나님의 능력으로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가장 복된 시간입니다.

4. 당신의 이주, 세상을 잇는 위대한 연결입니다

하나님께서 여러분을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또는 다른 지역에서 이곳 김해로 이주하게 하신 데에는 놀라운 계획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연결’입니다.

사도 바울은 복음을 전하기 위해 수많은 지역으로 이주하며 살았습니다. 그의 발걸음이 닿는 곳마다 사람들이 예수님을 믿고 변화되었고, 교회가 세워졌습니다. 한 사람의 이주가 개인과 공동체, 나라와 열방을 새롭게 하는 위대한 연결의 통로가 된 것입니다.

바로 여러분의 이주가 그런 놀라운 연결의 시작입니다.

  • 여러분은 베트남과 한국을 잇는 살아있는 다리입니다.
  • 여러분은 두 나라의 아름다운 문화를 연결하는 통로입니다.
  • 더 중요하게는, 여러분은 가족과 친구들을 예수님께로 연결하는 희망의 다리가 될 수 있습니다.
  • 우리 김해베트남선교교회는 이 지역의 많은 사람들을 하나님께로 연결하는 구원의 방주입니다.

여러분의 삶의 자리가 바로 선교지이며,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바로 이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살아있는 편지입니다. 이 감격과 사명을 회복하시기를 바랍니다.

결론: 영원한 본향을 향해 함께 걸어갑시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이 땅의 삶은 잠시 머물다 가는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마련하고 계신 영원한 집, 하늘나라가 있습니다. 우리는 그곳을 향해 함께 걸어가는 순례자들입니다.

이 땅에서 이주자로 살아가며 겪는 모든 어려움과 눈물을 주님은 다 알고 계십니다. 우리를 위해 친히 이주하신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지금도 우리와 함께하시며 우리의 모든 발걸음을 인도하고 계십니다. 우리를 이곳으로 부르신 ‘이주민의 하나님’을 굳게 믿고, 서로 사랑하고 격려하며 믿음의 경주를 힘차게 달려가는 우리 김해베트남선교교회 모든 성도님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